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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유배기

호주 쉐어하우스 2, 3, 4

2025.01.21 - [호주 유배기] - 호주 셰어하우스 1

 

호주 쉐어하우스 1

호주 입국 했을때 호텔에서 지내다가 한국에서 예약해둔 단기 쉐어로 옮겼다.멜번 센트럴 역 근처 고층 아파트였는데 역에서 가깝고 도심이라 직장 구하기 쉬울거라 이 곳으로 예약했었다. 방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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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어하우스 2

임시 숙소 1에서 다시 옮긴 곳은 서던 크로스 역 바로 앞의 어느 오래된 건물이었다. 유학 때도 이 근처 아파트에 오래 살았기에 서던 크로스역은 내겐 너무 익숙한 곳이었다. 

이 건물은 오래전 지어져 오래된 외국 영화에서나 볼 법 한 엘리베이터가 2대 있었다. 딸깍하고 버튼을 누르면 불이 들어온다. 덜컹 거리며 올라가는 소리가 무섭긴 한데 6-7층 높이의 건물이라 공포는 덜했다. 유학 때는 60층이 넘는 건물의 38층에 살아서 38층까지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고속으로 움직이며 덜컹거리는 소리에 숨이 멎을 것만 같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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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방, 1개의 샤워/화장실 거실로 이루어져 있는데 각 방은 대각선으로 떨어져 있고 중간에 거실이 있었다. 이곳도 짧게 지내고, 다시 옮기게 되었다. 위치는 좋았지만, 그 소음이란.. 그 얇은 유리창 사이로 들려오는 온갖 도시의 낮, 밤 소음들로 귀마개를 끼고서야 간신히 잠들 수 있었다. 

  • 장점 :  서던크로스역 도보 1분이라 어디 가든 교통이 편하다. 쇼핑몰이 가깝다. 온갖 음식점/패스트푸드/편의점 이용가능 
  • 단점 : 도시 소음으로 매일 밤 잠들기 어렵다. 여러 하우스 메이트들과 주방/샤워실 공유. 낮 밤이 바뀐 룸메이트. 

 

셰어하우스 3

다시 옮긴 곳은 타운 하우스로 방 3개 , 화장실 2/욕실 2 인 곳으로 역세권은 아니었다. 쇼핑몰도 도보 15분 정도. 그래서 로컬버스를 타고 역으로 가서 기차/버스를 타야 했다. 조용한 곳으로 CBD와 달리 잠을 푹 잘 수 있었다. 욕실과 화장실이 나누어져 있었는데 다른 방에 사는 셰어생 1명과 공유했어야 했다. 인스펙션 갔을 때는 깔끔했지만, 다른 셰어생은 생각보다 깔끔한 편은 아닌 듯했다. 너무 많은 머리카락이 바닥에 있어서, 매번 청소는 참지 못하는 내 몫이었는데 하루 이틀, 일주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하루는 메모를 붙여두었다. 드라이하고 나서 좀 치워달라는. 가볍게 무시당했다. 그냥 참고 청소하며 사용하고 이사 가기로 했다.

그런데, 그녀의 이사일이 나보다 먼저였다. 나가기 전 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깨끗이 청소하고 이사 나가야 하니, 이미 청소를 했을 텐데도,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집주인이 청소를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스팀 청소기도 한번 더 돌린 후 큰 선풍기를 틀어 방 환기를 시키기 시작했다. 왜 그렇게 까지 청소하는지 궁금했으나, 나중에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방에 쓰레기를 쌓아놓고 있던 걸 몇 번 목격한 집주인이 세입자를 달래서 청소하기를 몇 번이었다고. 뉴스나 고발 프로그램에서나 보던 사람이 그 방에 살고 있었다.

추가로, 여자만 사는 곳이라고 했는데, 집주인 남자친구가 한 번 오면 일주일씩 묵거나 주말 내내 묵고 가고 주방을 점거하는 것이 불편했다.

  • 장점 :  주택가라 매우 조용하다. 새로 지은 깔끔한 집과 구조, 깨끗하고 보드라운 까펫, 한국으로 치면 남향이라 거실에 볕이 잘 들어 따뜻하고 빨래 말리기 최적. 
  • 단점 : 교통이 불편. 깔끔하지 않은 하우스 메이트. 약간 불편했던 집주인, 주방의 냄새가 내 방으로 들어오게 만드는 방 환풍구 겸 에어컨 통로(?)

 

셰어하우스 4 

역과 CBD와 가까웠던 집, 2층 타운 하우스의 마스터 룸에서 지내게 되었다. 2층에 방 2개 화장실/샤워실 2개, 1층 주차장, 거실 주방 구조로 되어있었다. 나와 하우스 메이트 2명이 지내 매우 조용하나 타운 하우스다 보니 옆 집들의 시끄러운 음악 공격이 종종 있었다. 계약에 내가 추가되다 보니 agent 비용이 발생하고, application review, reference check 도 시간이 걸리고 복잡했다. 부동산은 계약에 나를 추가하는 명목의 서류 작업으로 110불을 챙기고, 계약에서 내 이름을 뺄 때 또 110불을 요구했다.

집에서 50미터 걸어 나가 길을 건너면 기술대학교 도서관이 있어 공부기 좋고, 10-15분 거리에 대학 도서관이 있어 공부나 시간 보내기 좋았다. 공립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도 도보 10-15분 가능. 로컬 카페거리도 15-20분 도보거리. 

하우스 메이트가 1명이라 편할 줄 알았는데, 쉬는 날을 제외하고는 집에서 계속 빵을 구워댔다. 직접 먹을 빵과 케이크가 아닌 - 카페인지 레스토랑인지 어디서 일하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업장에 내다 파는 빵이라고 했다. 퇴근하는 3시 반-4시부터 8시까지 오븐은 계속 돌아가서 1층은 여름에도 사우나 같았다. 가스레인지가 오븐 위에 있었는데, 하우스 메이트가 200도 오븐을 계속 돌리고 있으니 요리하기도, 오븐 앞에 있는 개수대에서 설거지하는 것도 뜨거워서 힘들었다. 전기세야 말할 것도 없지만. 

한국에서 반반 결혼이 얘기가 있는데, 그에 못지않게 이 셰어하우스도 반반이었다. 냉장고 칸도 반반. 냉장고 문쪽의 공간이 3개의 공간이었는데 반반이어야 한다며 1층과 3층은 각각 한 층 씩 사용하고, 2층은 반반으로 나눠 사용해야 했다. 2층의 방 사이에 있는 장식장 공간도 반반 이라며, 장식장의 반에는 자기 물건을 쌓아놓고 있었다. 

정확히 반반 Copyright 2025. annaO All rights reserved.

 

반반은 수납공간 사용뿐이 아니라, 집과 관련된 일에도 해당되었다. 잔디 관리를 집주인이 아닌 세입자가 해야 했는데 업체를 알아본 후 잔디를 깎는 비용을 반반해야 한다고 했다. 본인이 업체를 알아보겠다고 해서 이전에 계속 연락해 왔던 업체에 연락하나 보다 했는데 아니었다.

쓰레기통을 끌어다 내놓는 것을 한 달마다 돌아가며 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입주한 달은 본인이 먼저 하고, 그 담날은 내 차례였다.  재활용 쓰레기통을 끌고 나가는데 바퀴가 빠져 굴러갔다. 찌그러진 바뀌는 다시 끼워지지 않았다. 바퀴가 빠지니 나만큼 큰 쓰레기통을 끌기가 쉽지 않았다. 옆 집에서 쓰레기통을 내놓으려고 나온 친절한 아저씨가 도와주시는 바람에 구역까지 가져다 놓았다. 주차장 문을 열고 들어가며, 바퀴가 빠졌다고 하우스메이트에게 말하니,

"응 그거 원래 빠져있었어, 우리가 고장 낸 거 아냐"   

그게 아니라 그럼 지난 한 달 내내 고장 난 쓰레기통을 끌어다 내놓으면서 왜 고칠 생각을 안 하고 있었는지 궁금했다. 내가 발견할 때까지 놔둔 건가. 

"난 불편하지 않은데, 네가 필요하면 부동산에 수리 요청하는 거 물어봐" 

그렇다. 반반하려고 둔 건가 보다. 잔디관련 해서는 본인이 처리했으니, 나도 반반으로 뭔가 하나는 해야 했나 보다. 인터넷으로 수리 요청을 하고, 지정 공간에 두면, 시에서 와서 수리해 주었다. 오래 걸리지도 않고 간단했다. 열 때마다 삐걱거리는 현관문 소리도 " 난 불편하지 않은데, 네가 필요하면 부동산에 얘기해". 모든 것이 다 이런 식이었다. 난 괜찮은데 네가 필요하면.....

 

구워서 주방에 둔 빵 Copyright 2025. annaO All rights reserved.

 

모든 공과금도 반반 내는 건 당연하다 치더라도,  이해할 수 없는 건, 식사나 간식용으로 굽는 것도 아닌 직장에 가져다 팔 빵을 굽는 오븐 사용량을 왜 내가 반반 내야 하는 걸까였다. 매일 4-5시간씩 주 5-6일 오븐 사용량. 게다가 호주는 식품 위생법이 어떤지 모르겠는데, 저렇게 위생이 보증되지 않는 집에서 만든 것을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팔아도 되는 걸까. 한국이면 불법인데. 보퉁 집들의 위생상태인데 다른 점이라면, 이 타운하우스는 정원이 있다 보니 거미나 개미가 종종 보인다. 다른 집에서는 파리 정도만 보였는데, 이 집은 방충망이 있는데도 방에서 큰 거미가 나오고, 주방 저 가스레인지 주변에서 개미가 기어가는 것을 본 적이 있었다. 

하루는 까눌레를 만들어 식힌다고 식탁에 올려놓고, 그 앞에 앉아 아주 큰 목소리로 쩌렁쩌렁 친구랑 통화하는 게 아닌가. 엄청난 침이 까눌레에 튀기지 않았을 거라고 누가 보증할지? 사용하는 재료들만 봐도 나는 사 먹지 않을 텐데. 어디서 일하는지 말해주지 않는다. 

방은 넒고, 욕실/화장실이 있는 마스터룸이어서 편했다. 그리고 드레스룸이 별도로 있었다. 길쭉한 창이 두 개나 있어 환기도 잘되고 위로 열리는 창이라 비가 와도 비가 들이치지 않는다. 방에 에어컨도 구비되어 있다. 

  • 장점 : CBD 도보 거리, 쇼핑몰, 카페거리 도서관 문화공간등이 가까워 좋다. 
  • 단점 : 하우스 메이트, 거미, 지붕을 쿵쿵대며 걷는 새 들. 방이 2층이라 엄청 더움. 방 에어컨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넓은 정원도 아닌데 잔디 깎는데 90불 정도 나오는데 풀은 정말 금방 자란다. 

 

집 사서 혼자 살고 싶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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