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슬기로운 호주 생활/호주약대

[호주약대] 2학기 온라인 수업 시작

by annaO 2021. 8. 19.
반응형

 

 

2학기 개학 전 부터, 갑자기 코로나 확진 환자가 조금씩 늘기 시작하다니, 락다운이 시작되었고 저번주 부터는 통금도 시작되었다. 그러다 20명이 넘어서고, 57명의 확진자 까지. 원래 2학기 계획은 lab과 OSCE(구두시험)를 위한 워크샵 정도는 캠퍼스에서 나머지는 온라인으로 진행된다고 했었다. 그러다 락다운 때문에 온라인으로 다 변경되었고, lab 도 작년 처럼 어쩌면 학기 이후로 밀려서 그때 연습하고, 시험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구두 시험 역시. 그럼 졸업 일정이 변경되는 건가. 

 

 

인터넷 어떤 글을 보니, 온라인 수업이 좋다는 사람 그 이유가 등하교가 없어 피곤하지 않고 친구들과 비지니스 관계?도 어려웠는데 안해도 되서, 어떤 사람은 친구들을 보러 학교 가고 싶다 등등. 그래서 주위에 물어보니. 어떤 이는 그래도 학교 가서 수업을 들으면 모르는건 바로 옆에 친구한테 물어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모르는 건 교수님에게 물어봐야지 왜 옆에 친구한테 물어보는거...? 

 

사실, 호주 오기 전엔 다시 시작하는 학부생활에 로망이 있긴 했다. 동아리도 가입하고, 외국인 친구들과 맛있는 것도 먹으로 가고, 주말엔 여행도 다니고...하지만 공부와 시험에 헉헉대는 일상의 나날에 더하여 코로나까지 겹쳐.. 로망은 산산조각이. 그리고 시험이 끝나면 다 같이 fail 이나 re-sit 을 걱정하는 일상. 

 

 

아무튼. 난 외국인 유학생 입장에서 온라인 수업이 만족 스럽다.

 

강의 경우, 대 강의실에서 들었을때 교수님 목소리도 잘 안들리고, 아이들 떠드는 소음 그리고 타자 소리도 엄청 커서 잘 들리지도 않고 큰 모니터도 사실 자리를 못잡아 뒤에 앉으면 잘 보이지도 않았다. 누군가 질문이라도 하면 마이크가 오가거나 마이크가 닿지 않으면 교수님께 들리는 정도로 말하는데, 교수님 마다 다르지만, 질문 요약없이 답변을 하는일도 비일비재 했다. 작은 강의실도 촘촘히 앉아, 교수님의 말 하나하나 다 받아적는 타자소리 엄청 크고, 슬라이드에 없는 내용이라도 나오면 다같이 핸드폰을 들고 사진 찍느라 손과 핸드폰 물결. 그리고 바로 사진을 컴퓨터로 옮겨 필기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린다.레코딩을 들으면 되잖아 라고 하지만, 현장 녹음이라 각종 소음은 그대로 라는 거. 화질도 음질도 HD 티비의 그것과 같지 않다. 

 

 

Zoom 라이브 강의에서는 슬라이드에 없는 내용은 바로바로 화면 캡쳐해서 필기하기에 너무 좋고, 영어강의를 듣는 입장에선 너무 잘들려서 좋다. 궁금한 점은 물론 손을 들로 마이크를 열어 질문해도 되고, Q&A에 써서 질문할 수도 있다. 물론 성격에 따라 손들고 질문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사람에 따라 그렇게 집중되는 것보다 Q&A에 글로 써서 질문하는게 더 편한 사람도 있으니까, 이 Q&A 목록들은 혹시나 답변 되지 못하면 교수님이 다 복사해서 답을 달아 포스팅해 주시기도 한다. 더 많은 정보와 다른 사람들의 질문 내용까지 다 확인할 수 있어 너무 좋다. 강의 중에 아무나 지정당해 답변을 해야 할때도 있는데, 내 경우는 뭔가 날 보는 눈들, 내게 집중하는 눈들이, 눈 앞에서 보이지 않으니, 좀 더 자신있게 말할 수 있기도 하고. 레코딩을 들을때도, 소음없이 교수님이 하셨던 라이브 강의 그대로라 모르는 부분을 다시 듣기도 좋았다. 

 

 

시험 역시, 전공마다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다른 인터넷 창이 열리지 않는 시험을 위한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시험을 보고 단답형 시험이 아닌, 오픈북(특정 레퍼런스 사이트만 브라우저에서 열림) 으로 보는 시험이라 컨닝도 어렵다. 옆에 친구와 몰래 상의하기엔 레퍼런스 달아가면서 답변을 하는 시간도 너무 부족하고 문제 순서도 랜덤이라 논의할 수도 없다. 그래서 모여서 한 공간에서 시험치는 것도 무의미하다. 다른 이들의 다다다다다 타자 치는 소리가 신경쓰이는 학생들은 귀마개까지 준비해 와서 시험보기도 하니. 그래서 집에서 시험 보는게 마음이 조금 더 편하고 덜 긴장된다. 

 

비용 측면에서도, 비싼 교통비가 아껴지기도 해서 좋고, 점심을 준비해 가는 시간이 덜어져서 훨씬 좋았다. 학교 주위에 유독 먹을 곳도 없고 코로나 때문에 학교내 식당들도 이미 없어진지 오래여서 점심도 늘 고민이었다. 뭘 싸가지. 뭘 사가지. 점심 도시락을 준비해가서 몇 개 안되는 전자렌지 앞에 줄서는 시간도 없어졌다. 

 

 

학교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덜 참여하게 되거나, 집중이 떨어질까봐 상걱정하기도 하는데, 난 대/소 강의실에서 강의 들을 때 보다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강의는 온라인으로, 워크샵이나 lab은 캠퍼스에서 하는건 어떨까? 앞으론 이런 모델이 앞으로 우리가 겪게 되는 대학, 대학원 생활이 되지 않을지.  캠퍼스까지 가는 시간도 아껴 효율적으로 쓸수 있고, 호주는 주로 시티에 사는 유학생을 제외하고는 워낙 1-2시간 멀리 사는 학생들도 너무 많기도 하고.

 

 

 

 

온라인 수업이라서 수업료 아깝겠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온라인 수업이지만 라이브 강의에, 더 많은 정보들을 온라인 상으로 더 명확하게 주고 받고 있어 좋다. 다만 수업료에, 학교 공간을 이용하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면 줄여줘야 하지 않을지.  어떤 이들은 사람들과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없고, 친구를 사귈수 있는 방법이 없어 힘들다고 할 수 도 있다. 난, 편입생이고, 실습이 있는 전공이기도 하고, 친구 없이 아무것도 못하는 나이도 아니고,

회사에서도 각 나라에 있는 사람들과 줌미팅을 했고, 일주일에 1-2번씩 재택을 했던 터라. 게다가 미세먼지가 심하면..좀 더 자주.  이 상황이 크게 낯설지 않아서 일지도 모르겠다. 다른 전공 그리고 대학을 막 입학한 어린 친구들, 친구와 인간관계가 너무 소중한 사람,  스스로 동기부여가 잘 안되는 사람들은 온라인 수업에 크게 실망할 수도 있겠다. 다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의 사회화 과정과 인성교육이 필요한, 아직 스스로 동기부여가 어려워 적절한 통제가 필요한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이런 온라인 수업이 적절할지..모르겠다.  

반응형